한국영화의 오늘
사라진 시간시골마을에 부임한 교사 수혁(배수빈)과 이영(차수연) 부부는 환상의 커플이다. 부부에게는 남모를 비밀이 있지만, 그들의 극진한 사랑은 무엇에도 굴복하지 않을 듯하다. 그러나 비밀은 우연한 계기로 탄로 나며 삽시간에 마을 전체에 퍼지고, 부부는 갑작스러운 화재로 죽음을 맞는다. <사라진 시간>이 급격히 면모를 바꾸며 신기한...
한국영화의 오늘
온 세상이 하얗다매일 죽겠다고 다짐하지만 정작 알코올성 치매로 그 다짐을 매번 잊고 하루하루를 살아가게 되는 남자. 이 남자만큼이나 술에 절어 매일 슬픔과 무력감으로 살아가는 여자. 둘은 생면부지의 관계지만, 좁은 동네의 길목에서 우연히 만나게 되고, 어쩌다 보니 같이 술을 마시게 되고, 이유는 잘 알 수 없어도 남자의 희박한 기억력을 ...
한국영화의 오늘
그대 너머에평범하게 생긴 남자와 여자, 흔한 주택가의 골목길, 그리고 개미 한 마리만 있으면 불가사의한 무한의 세계를 만들어 낸다. 박홍민 감독 영화의 비범한 특징이며 그의 신작 <그대 너머에>의 매력이다. 기억과 시간에 관한 켜켜이 접혀 있는 주름들이 예측 불가한 짜릿함을 안기며 접히고 펼쳐지기를 반복한다. 마법은 영화가 시작된 ...
한국영화의 오늘
남산의 부장들1979년 10월26일 중앙정보부장 김규평(이병헌)은 박대통령(이성민)의 심장에 총구를 겨눴다. <남산의 부장들>은 1979년 10월26일 대통령 암살사건 40일 전부터 있었던 일들을 재구성한다. 동명의 논픽션 베스트셀러를 바탕으로 한 <남산의 부장들>은 한국 현대사의 심장을 해부하는 동시에 권력에 매몰되어 무너지는 인물...
한국영화의 오늘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에서 인물들은 돈 가방 하나를 사이에 두고 각자의 천국과 지옥을 살아간다. 다수의 인물들이 돈 가방을 서로 낚아채고 가로채기를 반복하며 아귀다툼의 형국을 만들어 낼 때 혹은 그 돈 가방이 이리 저리로 옮겨 다니며 인물들의 사정과 사연을 길어 낼 때, ‘돈 가방’이란 끝내 인간의 쾌락이나 행...
한국영화의 오늘
아워 미드나잇지훈은 배우인데 가난하고 옥탑방에 살고 있다. 오래 사귄 애인은 방금 그에게 결혼 소식을 알리며 이별을 선언했다. 은영은 사내 연애를 하다 데이트 폭력을 당하고 경찰에 신고했으나 회사에서는 도리어 흉흉한 억측과 소문의 당사자가 된다. 은영이 밤늦게 한강 다리를 찾아 거기 섰을 때, 지훈은 한강 비밀 순찰 아르바이트를 하며...
한국영화의 오늘
어른들은 몰라요논쟁적인 데뷔작 <박화영>을 선보였던 이환 감독은 같은 방식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가 두 번째 장편 <어른들은 몰라요>를 만들었다. 어쩌면 관심과 주목도 만큼이나 논쟁과 논란도 이 영화의 몫이겠다. <박화영>에서 주인공 박화영의 강력한 적수였던 세진이 <어른들은 몰라요>의 주인공으로 돌아왔으며 전작과 마찬가지로 배우 이유미...
한국영화의 오늘
태어나길 잘했어어린 나이의 춘희는 부모님을 잃고 홀로 되었다. 그녀는 여린 십 대 소녀일 뿐이니 친척집에 얹혀사는 눈칫밥의 일상이 쉬울 리 없다. 게다가 춘희의 다한증은 그녀를 더 주눅 들게 한다. 하지만 어른이 된 춘희는 씩씩하고 명랑하게 성장해 있다. 좋아하는 사람도 생겼고 그 사람도 춘희를 좋아한다. 어느 날 마을 길 한쪽을 걷던...
한국영화의 오늘
빛나는 순간제주도는 한 번쯤 살아보고 싶은 선망의 섬이지만, 우리는 이곳에 깊은 아픔 또한 서려 있다는 사실을 잊지 못한다. 오래전 이곳에선 이데올로기의 망령에 의해 무구한 주민들이 학살당했고, 몇 년 전엔 많은 이들이 이 아름다운 섬에 도착하지 못한 채 우리의 가슴에 묻혔다. <빛나는 순간>은 최고의 해녀 진옥(고두심)의 이야기를...
한국영화의 오늘
달이 지는 밤<달이 지는 밤>은 김종관, 장건재 감독의 각 단편을 묶은 옴니버스이자 두 감독의 단편이 이어져 만들어지는 하나의 장편영화다. 김종관 감독의 작품을 1부, 장건재 감독의 작품을 2부라고 해보자. 1부에서 영화는 어느 산기슭의 폐가를 홀로 찾아 드는 허름한 차림의 중년 여인(김금순)을 따라간다. 그리고 마침내 그녀의 딸(안...